Koreans from the US, protesting WTO meetings in Hong Kong with Korean farmers... And writing about the experience.

Saturday, December 24, 2005

자주고름 입에물고...........

어제 오후 엘에이에 도착해서 마중나온 동료들로부터 두부와 소주 대접을 받았습니다. 편한 집에 돌아와서 잠을 잤는데도 깊은 잠을 못 이루었는지 아직도 정신이 없습니다. 먼저 미국에 돌아온 KEEPER 들 그리고 함께 홍콩투쟁에 참여한 외국인 동료들이 준비한 중국영사관 앞에서의 기자회견 그리고 중국영사에게 홍콩 14명 석방하라는 항의편지 전달과 오후에 한인타운 언론들과의 기자회견에 정신이 아직도 몽롱합니다.

수면부족으로 꿈속 절반 속 피행기 안에서 몇자 끌쩍 거렸는데 지금 읽어보니까 당시의 흥분되어있던 내 마음이 많이 실려있어 좀 쪽팔린 것 같아 나중에 고쳐 쓸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내 맘을 보이는걸 쑥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솔직담백해야 한다는 엣날 품성론이 생각나 썼던 그대로 정면돌파할렵니다.


자주고름 입에물고...

수중시위를 결정하는 과정이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홍콩투쟁의 원칙으로 평화적이며 창조적인 방법. 하지만 그래 갔고는 각료회의장에 접근할 길이 없다. 경찰선을 뚫을 수 없다. 육로가 아님 공중은? 우리에겐 날개가 없지 않는가? 수중은? 그래 수중이다."

대원 안전보장을 위해 구명조끼 300개 급조... 각조(10명~16명)에서 두명씩 자원. 우리 KEEPER 조에서도 두명의 자원자 각출.

빤스와 구명조끼만 입은 농민들 속에서 율산 (KEEP Coordinator 님들...불로그에 이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들었지만 미국에 돌아온 이 시점에도 이 규율을 굳이 지켜야 하는가요? 이름을 꼭 쓰고 싶은데) 손 꼭잡고 기자들을 떠밀어내며 큰 소리로 속삭이는 말. 한손을 꼭 잡고 또 한손은 높이들며 Down Down USA 구호 대신 필리핀 노동자들이 외치던 Fuck You USA 라고 외치며 뛰어들자고... 허리높이의 쇠창살벽을 넘어 20피트 정도 높이의 방파제 끝에서 구호를 외치며 첨벙.... 암것도 안보이는 안들리는 물속, 제법 짠맛. 푸우 .... 머리가 나오니 제일 먼저 보이고 들리는 건 먼저들어온 농민들이 한손을 물밖으로 휘두르며 Down Down WTO. 같이 장단맞쳐 외치는데 수중전 투쟁주체 마이크로 내리는 명령..
각료회의장을 수영해서 점거하라!
수영? 난 그런거 할 줄 모르는데.. 구명조끼 믿고 둥둥 떠있기만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황당함이라니.. 몸돌려 돌아보니 약 1.5마일에서 2마일 거리..

"Yul San, They want us to swim to Convention Center. I can't make it but you should try"
"I Can't leave you behind, danny"
" No, Go, Go, I'll catch up to you"
율산이 물을 차고 나가는 걸 보고 따라갈려고 허우적 거려봤자 제자리. 파도와 시간을 못 맞추어 짤물 두세번 꿀꺽. 율산이 떠난 쪽을 바라보니 벌써 누가 누군지 모를 거리가 벌여졌지만 갈료회의장을 향해 수십개의 구명조끼가 힘차게 물을 헤쳐나가고 있었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것이 얼마나 억울하던지.. 단념하고 물에 떠있는 다른 수많은 동료들과 파도와 물살에 몸을 맡기고 구호만 외치자. 최대한 버티자. 한참후에 Rope를 메어 만든 줄 사다리들 몇개가 물살이 흐르는 방향으로 줄줄이 내리워 졌습니다. 뚝에 서서 안스럽게 우리들에게 외치는 수백명의 목소리들... "그만됐어.. 이젠 들어와! 얼어죽겠어.." 한참 후에야 한두명씩 돌아가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그리고 또 한참후에야 줄사다리에 메달려 미끄러운 세멘트 벽을 줄사다리에 메달려 휘청거리며 올라가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배낚시를 너무 많이 하는 나는 속으로 "다행이다. Bay 안이라서. Swell도 낮고 Wind Chop도 없어서.." Swell 에 밀려 바위에 부딪쳐 죽는 것까지 목격한 나로서는 춥지만 바람이 없는 날씨가 너무 고마왔습니다. 이젠 율산이가 헤쳐나간 쪽은 구명조끼 색깔인 오렌지 점만 몇개 보일뿐이었습니다.

이젠 꽤 많은 사람들이 사다리에 메달려있었습니다. 나두 나가기로 결정하고 사다리를 향해 허우적 거리기 시작, 짠물 몇번 벌컥이고 도착해서 나왔다. 제방위에 서있는 수백명의 환호를 받으며 우리 깃발을 찾으러 가는데 뺑둘러 모인 사람들이 아래를 쳐자보는 자세로 누가 가운데 누워인는 듯 보였습니다. 누가 다쳤나보지?.... 두번째 둘러싼 사람들 가운데 눕혀져있는 사람은 Hypertermia로 사시나무같이 떨고 있었습니다. 바보같이 그때서 번쩍 생각이 드는 것은 율산이 걱정이었습니다. 깃발을 향해 뛰다가 뒤로돌아 각료회의장 쪽으로 가며 아직도 물속에 있는 사람들을 주시했으나 안경이 없어선지 너무 멀어선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쪼끄만하고 삐짝말른 율산이를 생각하며 Body Fat이 없는 사람일 수록 추위에 못견딘다던데 어떡하지? 혹시 먼저나와 우리 깃발 밑에 있을 지 몰라 생각이 들자 다시 뒤돌아 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주는 고맙고 든든한 깃발에 도착했지만 다른 회원들은 옷을 갈아입거나 갈아 입고있는데 율산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젠 내 몸도 물에서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는지 내 의지와는 달리 제멋데로 떨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른 옷을 들고있는 내 빽팩을 맏은 Liz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옷통을 벗고 주위 농민회원들이 주는 못을 받아 일단 웃몸을 딲아내고 서있는데 날 그때야 발견한 경진이 놀라며 Liz가 어디있는냐며 울음반, 화난얼굴 반 뛰어다녔습니다. 농민회원들과 같이 엘에이에서온 동료들의 잠바들로 몸을 감싸고 있는데 영과 경진의 반가운 목소리.. "danny 형 Liz 찾았어! 율산이도 같이있어" 다시 물에서 나왔던 지점으로 사람들을 헤치며 뛰기 시작. 도착한 곳에는 물에빠진 생쥐 율산이가 KEEPER에 둘려싸여있었습니다. 수천명 속에서 율산이가 먼저, 그 담엔 나, KEEPER의 후배들- 그것도 여자후배들이 몸으로 둥그랗게 막아준 원안에서 홀랑벗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누군지 모르는 농민들이 계속주는 소주와 홍콩술을 너무 고맙게 반갑게 들이키며 몸을 덥혔습니다. 그후에애 정신이 나서 "율산아 Are you okay?, Where were you? I couldn't see you. I was so worried." 다구치는 내 물음에.....율산이 하는 말.

"Oh danny hyung.... it was so cool! when i got to convention center, we all stood on the rock and chanted Down Dwon WTO and all other chants... and we sang nong min ga.... and i don't know if it was because we were so cold or if it was because we accomplished our goal, but we did this group hug. there were about twelve of us who made it and i had to be in this group hugs with all these korean farmers who only had their underware on. " 율산이는 허풍을 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Mannnnn, I could've been the first one to get there if it wasn't for the stupid oversized life vest that kept comming off of me."

율산이!
당신의 말을 듣고있는 나에게 비춰진 당신의 모습은 더이상 물에빠진 생쥐의 떨고있는 모습도 아니었고 가냘프게 작고 마른 재미동포 3세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모습은 한참 올려봐야하는 시커멋고 거대한 말위에 앉아 ..........자주고름 입에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외세와 전투에서 승전하고 마을로 돌아온 의연한 고구려 려장군이었습니다.

여러분 말이됩니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는 지옥까지 가는 쫓아가는 놈들. 세상의 모든것을 사유화, 상품화시켜 자신들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이익을 위해서는 모든 세계 민중을, 지구 전체의 사물을 고통과 고난 그리고 멸망으로 몰아 넣으면서도 손가락에 침을 묻혀 돈만세고 있는 신자유주의, 이에 항거하는 전세계민중을 폭력과 전쟁으로 협박하고 진압하는 신자유주의의 얼굴인 WTO 각료회의장을 단 한방에 뚫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 민족 농민들과 율산이라는 한국인 3세라는 사실이 말아됩니까? 이 사실을 홍콩경찰, 홍콩언론, WTO는 한미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쪽팔려서겠지요.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100피트도 떨어지지 않은 눈앞에서는 육로로 각료회의장에 가겠다는 민주노총과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었고 좀전에 한바탕 붙었는지 5명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이 스피커에 흘러나와도, 수중시위대중 1명이 심장마비로 또 한명이 Hypertermia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방송속에서도 내눈에는, 우리 KEEPER들 눈에는, 나주농민들의 눈에는 당신의 모습, 고구려 려장군의 모습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5명의 석방과 병원의 2명이 안전히 돌아오기 전까지는 농성을 풀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랜 수영에서 온 피곤 탓에 차가운 밤, 아스팔트에 움츠러져 새우잠 자는 당신에게 덥어준 잠바 하조간은 당신에 대한 뜨거운 가슴, "끝까지 같이한다" 동지관계의 시작이었답니다. 5명의 석방과 2명이 치료를 받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투쟁은 홍콩번화가인 SOHO 백화점 앞으로 나가 홍콩시민들에게 WTO의 폭력성을 알리는 춧불집회였습니다. 촛불시위를 끝낸 후 숙소로 돌아갈 버스를 탈 장소에 가서 예약의 혼동인지 홍콩 경찰들의 장난이었던지 고픈 배를 움켜쥐고 3시간 이상을 버스를 기다렸다 겨우 숙소로 돌아오는 첫날의 투쟁을 소화해냈습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전농속에서는 율산의 투쟁소식이 퍼져나갔습니다. 당신과 같이가다가 힘들어 돌아왔다는 얘기.... 누가 자기를 추월해서 자나가는데 보니까 작은 소녀여서 놀랐다는 얘기... 대표적인 사람은 같은 나주농민회원의 얘기였습니다. 자신의 수영 속도를 일부러 늦추어 당신의 곁에서 호흡을 마추며 각료회의장까지 같이 갔다는 홍채씨.... 물에 나온 후 수백명 사이에 잠이든 율산이에서 떨어져 의젓하게 앉아 앞만쳐다보던 당신의 옆모습... 하지만 담배를 빨때에는 추위에 손이 계속 사시나무처럼 떨고있던 당신의 모습을 보여 안타까와 KEEPER 들이 과자를 갖다주면 웃으며 거절하던 당신.... KEEPER들이 잠바와 목두리를 벗어 쒸워 드릴려 하면 똑같은 웃음으로 거절하던 당신.... 하루 빨리 나주의 도사님의 명언을 들었다면 이때 써먹었을 터인데.... "나의 목두리를 거부하는 것은 동지의 사랑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아뭏든 홍채씨가 율산이 곁에서 수영을 하며 함께 각료회의장을 점거했다는 사실을 며칠이 지난 후였습니다. 이후 우리 번역대에 찾아와 자리에 없는 율산과 얘기하고 싶다고 말없이 한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사람은 멋쟁이 투사 홍채씨 외에도 많았으며 실천과 학습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농민회는 시간만 나면 율산의 투쟁 소식을 나누며 자신의 결의들을 다졌습니다.

내 동지, 우리 모두의 동지, 나주농민회의 동지, 홍채의 동지, 율산이......
홍콩 WTO 6차 각료회의장 돌바위 위에서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던" 려장군 당신에게 걸맛는 노래 하나 드립니다.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투쟁 속에 동지모아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주자
해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마지막 정리는....... 구호로...

신자유주의 박살내고!
통일농업 이룩하자!
통일농업 이룩하자!
Down Down WTO!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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