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 marching for our lives
In the march, farmers take three steps and bow, three steps, bow, three steps, bow...
Many of these photos are provided by Junnong, the Korean Peasants League.
From 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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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 이강호 기자(tongil@tongilnews.com)
1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민주노총 등 '한국민중투쟁단'과 '비아캄페시나'(농민의길) 등 국제 반세계화 단체 회원 1천 5백여명은 'Down Down WTO'를 홍콩 시내거리에 가득 울려퍼뜨리며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컨벤션센터 인근 빅토리아항 주차장까지 2km에 달하는 거리를 장장 3시간에 걸쳐 '3보 1배'를 거행했다. '3보 1배'를 시작한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참가자들의 얼굴은 어느새 붉어지고 땀방울이 맺혀졌다. 20분마다 주어지는 5분간의 휴식시간마다 거리에 눕는 참가자도 있었다. 참가자들의 눈빛에는 '홍콩 각료회의를 저지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넘어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특히, 홍콩 경찰당국의 비협조로 방송차가 허용돼지 않았지만, 특별히 대열지도자가 없어도 구호는 'Down Down WTO', 'Down Down USA', '꽁이 싸이 무'(抗議世貿, WTO 반대한다)로 통일됐다. 참가자들은 5열 종대로 3박자 북소리에 맞춰 1배를 올릴 때마다 이 같은 구호를 외쳤다. 14일 저녁 뒤늦게 홍콩에 입국한 한국민중투쟁단 오종렬 공동단장은 고통을 자처하는 '3보 1배'의 의미에 대해 "WTO가 민중에게 강요하는 고통이 몇 십년동안 지속돼 왔다. 그래서 우리는 WTO를 반대하는 것이다"며 "신자유주의 제국주의 대리자인 WTO를 지구상에서 청산하는 대투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천시농민회 채성석 조직교육부장은 "농민들이 죽어가는 현실에 비하면 '3보 1배'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WTO 체제가 더 지속된다면 끊긴지 오래된 아기울음 소리뿐만 아니라 아예 사람이 살 수 없는 농촌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농산물은 교역의 대상이 아니며, 농업은 농경사회를 지키는 훌륭한 전통문화로 인정돼야 하고 그에 따라 보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남군농민회 김영동 회장은 "WTO에서 농업을 제외하라고 하지만 비농산물이나 교육, 지적재산권, 교육 개방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라는 말이냐"고 말하며, "WTO 자체를 해체하는 길이 농업 문제뿐만 아니라 전세계 민중을 살려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추곡수매제 폐지 등 '살농정책'에 대해 "결국 우리 농업을 직접 지배하는 것은 WTO"라면서 "3보 1배라는 자기고난을 통해서 WTO에 대한 항의의 뜻과 절절한 심정을 국내 통상관료와 세계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민중투쟁단 주제환 상황실장은 "어려운 길을 자청하는 이유가 있다. 홍콩까지 와서 우리가 왜 투쟁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바와 달리 한국민중투쟁단의 투쟁방식을 이해하고 지지를 보내는 홍콩 시민들도 많았다. 기자가 만나본 홍콩시민들은 홍콩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대개 '미디어의 특성상 경쟁과 헤드라인을 뽑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콩 시민 Chu wai ping(朱偉平, 40세)씨는 "WTO가 가난한 이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에서 감동을 받았다"며 "언론보도와 달리 한국인들이 쓰레기를 줍는 장면도 봤고 매너도 좋았다. 옳은 말을 하고 정당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3보 1배는 오후 2시 20경부터 시작됐으며 대열선두가 빅토리아항 인근 주차장에 도달한 시간은 5시 20분경이이었다. 이날 행진에는 전농 '원정투쟁단' 전원을 비롯해 민주노총, 한국노총, 다함께, 한총련 한국민중투쟁단 참가단체가 참여했으며, 전국여성농민회연합 회원 100여명의 경우 이날 오전에 열렸던 '세계여성행동'에 참가했다가 빅토리아항 인근 주차장에서 3보 1배 행렬을 맞았다. 한때 농민 참가자 3명이 행진을 마치고 빅토리아항에 뛰어 들어 'Down Down WTO'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민중투쟁단 대표단막灌?오종렬, 정광훈 공동단장을 비롯해 전농 서정길 단장,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강병기 단장 등이 대열 선두에서 3보 1배를 소화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오후에 있을 홍콩 각료회의 기조연설에 앞서 기자단에 배포한 연설문 초안에서 협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농업부문 등 민감품목에 대해서도 신축적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가 실제 연설에서는 문제의 문구를 삭제한 바 있다. 오종렬 공동단장은 김현종 본부장의 기조연설문 초안에 대해 "WTO에 의해 가장 혹심하게 피해받는 한국농업이지만 협상 진전을 위해 희생시킬 용의가 있으니 다른 나라들도 한국의 모범따라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 달라는 말"로 해석하며 "제 나라 민중을 팔아서 자기 영달을 꾀하려는 작태를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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